경제사 공부로 찾은 답, 우리는 왜 금수저가 아니었을까 | 석봉이 엄마

경제사 공부로 찾은 답: 우리는 왜 금수저가 아니었을까

안녕하세요. 재테크 블로거 석봉이 엄마 입니다.

가계부를 쓰다 보면 어느 순간 숫자가 아니라 ‘질문’이 남습니다. 저에게 남은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왜 금수저가 아니었을까?” 오늘은 그 질문이 어떻게 한국 근대 경제사 공부로 이어졌고, 거기서 무엇을 배웠는지 적어 봅니다.

가계부 계산기가 보여 준 미래

가계부를 적기 시작하면서 지출과 수입을 정리하고, 매달 필요한 최소 생활비, 앞으로 들어갈 자녀 교육비, 우리 부부의 노후 자금까지 계산해 봤습니다. 그 숫자들을 당시 은행 이자율로 적금처럼 단순 계산해 보니, 우리의 미래는 빚에 허덕이는 암울한 세계였습니다.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너무 무지했습니다.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할지, 재테크가 뭔지, 집값은 왜 그렇게까지 비싼지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심지어 이런 생각까지 했습니다.

‘우리 부모님은 왜 재벌이 아니셨을까?’ ‘왜 우리는 지역 유지 한 명 없는 평범한 집안이었을까?’

그래서 시작한 한국 근대 경제사 공부

그래서 시작한 게 경제사 공부였습니다. 경제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돈은 누가 어떻게 벌었고, 대기업들은 어떤 흐름 속에서 등장했는지, 부동산 부자들은 어떤 방식으로 자산을 늘려 왔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3개월 동안 도서관에서 근대사 책과 경제사 책을 번갈아 읽었습니다. 해방 이후 산업화 과정을 다룬 통사, 강남 개발과 아파트의 역사를 다룬 책, 재벌 형성사를 다룬 책을 한 권씩 번갈아 봤습니다. 처음엔 연도와 사건만 보이다가, 어느 순간 ‘돈의 흐름’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제 눈에 들어온 흐름은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1. 산업화 시기의 자본은 특정 산업과 지역으로 집중됐다. 수출 주도 산업, 중화학공업, 그 공장이 들어선 지역의 땅값이 함께 움직였습니다.
  2. 부동산 자산은 도시 확장과 함께 커졌다. 서울과 수도권이 팽창하는 방향에 먼저 자리 잡은 사람들이 자산을 불렸습니다.
  3. 정보와 신용에 접근할 수 있느냐가 격차를 만들었다. 같은 시대를 살아도 은행 대출과 개발 정보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결과는 달랐습니다.

경제사 공부라고 하면 어렵게 들리지만, 제가 한 건 ‘그때 돈은 어디로 갔나’를 따라 읽은 것뿐이었습니다. 시험공부가 아니라 집안의 질문에 답을 찾는 독서였습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

그리고 분명해졌습니다. 우리 부모님은 그 흐름을 몰랐던 것뿐이었습니다. 그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정보가 없었고, 기회가 없었고, 시대가 달랐을 뿐입니다.

한동안 허탈했고 좌절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나간 일을 붙잡고 후회해 봤자 과거는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 알았습니다. 달라져야 할 건 ‘지금까지의 나’가 아니라 ‘앞으로의 나’였습니다.

저는 금수저로 태어나지 못했지만, 우리 아이들은 금수저 같은 미래를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매체에 나오는 성공한 사람 중에는 부모 세대에서 시작된 금수저가 아니라 스스로 일군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들을 보며 자극받고, 우리 아이도 그렇게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습니다.

저축만으로 부자가 되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분명합니다. 금융을 모르면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입니다. 제가 가계부를 계산하던 당시는 초저금리 시대였고, 부모님 세대처럼 아끼고 모아 저축만 하면 부자가 되는 공식은 이미 통하지 않았습니다. 금리가 오르고 내리는 것과 별개로, 노동 소득과 저축만으로는 교육비와 노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결론은 지금도 같습니다.

경제사 공부가 제게 준 가장 큰 것은 ‘돈의 흐름을 읽으려는 습관’이었습니다. 지금 어떤 산업에 자본이 몰리는지, 도시가 어느 방향으로 커지는지, 내가 접근할 수 있는 정보와 신용은 무엇인지 묻게 되었습니다. 과거의 흐름을 알고 나니 지금의 뉴스가 다르게 읽혔습니다.

경제사 공부 시기에 가장 도움이 된 책

당시 제가 읽던 책 한 권이 이 현실을 정면으로 알려 주고 새로운 길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책으로 꼽습니다.

《돈》 — 보도 섀퍼

이 책에서 제가 얻은 것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돈 문제는 지식보다 태도에서 갈린다는 것. 저자는 부채부터 정리하고, 소득의 일정 비율을 무조건 먼저 떼어 두는 습관을 강조하는데, 가계부만 쓰고 있던 저에게는 ‘기록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 준 첫 책이었습니다. 둘째, ‘황금 거위’라는 비유입니다. 거위를 잡아먹지 말고 알을 낳게 키우라는 말, 즉 노동 소득의 한계를 인정하고 자본이 스스로 일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관점은 경제사 공부에서 본 ‘자본이 몰리는 곳’이라는 흐름과 정확히 맞물렸습니다.

이 책 이야기는 따로 한 편으로 정리해 볼 생각입니다.

마무리

“왜 우리는 금수저가 아니었을까”라는 질문은 원망으로 끝날 수도 있었습니다. 그 질문을 경제사 공부로 돌린 덕분에 원망 대신 ‘그러면 지금은 어디로 돈이 가는가’라는 다음 질문을 얻었습니다. 같은 질문을 품고 계신 분이 있다면, 도서관 경제사 서가에서 석 달만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하루의 열줄씩 읽는 가벼운 시작이 좋습니다. “그래 결심했어”와 같이 다짐으로 시작하는 공부는 쉽게 지치기 마련입니다. 지치지않고 꾸준히 하려면 큰 결심보다는 작게 나누어 작게 달성하면서 해보는것이 좋습니다.

오늘은 이만 안녕.


이 글은 작성자의 개인 경험과 독서를 바탕으로 한 에세이이며, 특정 투자 상품이나 방법을 권유하는 글이 아닙니다. 역사적 흐름에 대한 서술은 일반적인 수준의 정리이며, 세부 사실은 관련 서적과 통계 자료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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