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라이선스란? 아디다스 매장에 속옷이 없는 이유와 5가지 단서

브랜드 라이선스란? 아디다스 매장에 속옷이 없는 이유와 5가지 단서

 

브랜드 라이선스를 알게 된 건 홈쇼핑이었습니다. 아디다스 매장에는 없는 속옷이 왜 홈쇼핑에는 있는지, 그 구조를 따라가다 만난 기업과 소비 데이터를 정리했습니다.

안녕하세요, 경제 뉴스를 정리하는 석봉이 엄마입니다.

브랜드 라이선스라는 말을 제가 처음 이해한 건 경제 기사가 아니라 홈쇼핑 채널에서였습니다. 정확히는 “왜 아디다스 매장에는 속옷이 없지?”라는 사소한 의문에서 시작됐습니다.

오늘은 그 의문을 따라가다 알게 된 산업 구조 이야기를 적어 보려고 합니다.

1. 택배기사님이 제 얼굴을 기억하던 시절

예전에 홈쇼핑에 완전히 빠져 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택배기사님이 얼굴을 기억할 정도로 주문을 많이 했습니다. 실패한 제품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속옷이나 내복만큼은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지금도 TV 채널을 돌리다 보면 홈쇼핑에서는 여전히 무더기로 묶은 속옷이나 내복을 판매 중입니다. 그때 기억이 나서 문득, 제가 자주 샀던 속옷과 아이들 내복 브랜드를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아디다스, 푸마, CK. 몇 가지 브랜드가 추려졌습니다.

특히 큰아이는 무릎이 자주 나가서 내복이나 실내복을 자주 사줬는데, 푸마 제품은 신축성도 좋고 아이가 정말 편해했습니다.

실패를 줄이려고 제가 정한 기준

주문을 그렇게 많이 하고도 남은 게 몇 가지 없다는 게 좀 부끄럽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제 나름의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하나, 사이즈가 중요한 물건은 피합니다. 겉옷이나 신발은 화면으로 판단이 안 됩니다. 반대로 속옷과 내복처럼 사이즈 폭이 넉넉한 품목은 실패가 적었습니다.

둘, “묶음이라 싸다”에 넘어가지 않습니다. 10장 묶음이 장당 얼마인지 계산해 보면 생각만큼 싸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정말 싼 경우도 있어서, 계산은 꼭 해봅니다.

셋, 방송 중에 사지 않습니다. 마감 임박이라는 말에 누르면 대체로 후회했습니다. 저는 일단 장바구니에 넣고 다음 날 다시 봅니다. 그때도 필요하면 삽니다.

이 기준을 만들고 나서 실패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재미있는 건, 나중에 투자에서 세운 원칙도 결국 이것과 똑같은 모양이었다는 점입니다. 급하게 결정하지 않기, 총액으로 계산하기, 내가 잘 아는 것만 하기.


2. 이상한 점: 매장엔 없는데 홈쇼핑엔 있다

그런데 신기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가본 오프라인 아디다스나 푸마 매장엔 운동화와 운동복만 가득했는데, 속옷이나 내복은 전혀 본 적이 없었던 것입니다.

같은 로고가 붙은 제품인데 파는 곳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짝퉁인가 싶어 다시 봤지만 정품이었습니다.

검색을 하다 보니 ‘코웰패션닷컴’이라는 곳에서 속옷과 실내복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가격도 착하고 구성도 좋아서 그 이후로 자주 애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이 회사를 알게 되었고, 자주자주 만나는 ‘절친’이 되어버렸습니다.


3. 브랜드 라이선스란 무엇인가

궁금해서 더 찾아보니 답이 나왔습니다. 제가 산 건 아디다스가 만든 속옷이 아니라, 아디다스라는 이름을 빌려서 다른 회사가 만든 속옷이었습니다.

이름을 빌려 만들고 파는 구조

브랜드 라이선스는 브랜드 소유자가 일정 기간, 특정 품목에 한해 이름을 쓸 권리를 다른 기업에 주고 로열티를 받는 계약입니다. 빌린 쪽은 그 이름으로 제품을 기획하고 만들어 팝니다.

제가 만난 회사는 이 구조로 성장한 곳이었습니다. 창립 초기 스포츠 브랜드 엘레세의 속옷 라이선스를 취득한 것을 시작으로, 2012년 푸마 바디웨어, 2014년 아디다스와 리복 언더웨어, 2016년에는 캘빈클라인과 엠포리오아르마니 언더웨어까지 협력 브랜드를 넓혀 갔습니다.

제 서랍 속 속옷들이 왜 브랜드만 다르고 느낌이 비슷했는지, 그제야 이해가 갔습니다. 같은 회사가 만든 제품이었으니까요.

왜 매장이 아니라 홈쇼핑일까

여기가 이 사업의 핵심이었습니다.

증권가 분석 자료를 찾아보니 이 회사는 신규 브랜드를 도입할 때 매장을 늘리는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였습니다. 홈쇼핑 판매수수료는 매출이 일어날 때만 나가는 변동비여서, 브랜드를 하나 더 들여와도 고정비가 크게 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적의 핵심 변수도 매장 수가 아니라 홈쇼핑 방송 횟수였습니다. 한 번 방송할 때마다 매출이 쌓이는 구조인 것입니다.

제가 매장에서 속옷을 못 본 건 그 회사가 매장을 안 낸 게 아니라, 애초에 매장이 필요 없는 사업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라이선스는 어디에나 있었습니다

이 구조를 알고 나서 세상이 조금 다르게 보였습니다.

골프웨어 매장에 걸린 익숙한 브랜드, 마트 문구 코너의 캐릭터 상품, 아이 책가방에 붙은 로고. 상당수가 이름을 빌려 만든 제품이었습니다. 그 회사도 언더웨어에서 시작해 골프웨어와 잡화로 라이선스 품목을 넓혀 갔더군요.

이름은 빌려주는 쪽에 로열티를 주고, 만드는 쪽은 인지도를 빌려 초기 마케팅 비용을 아낍니다. 소비자는 아는 이름을 더 싸게 삽니다. 셋 다 이득이라 이 구조가 이렇게 넓게 퍼진 것이었습니다.

로고를 보면 만든 회사를 확인해 보는 습관. 이 사소한 버릇 하나가 저에게는 산업을 보는 창이 됐습니다.


4. 재난지원금이 알려준 소비의 방향

한편 어느 기사에서 봤던 내용도 떠올랐습니다.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뒤 소비는 늘었지만 대부분 꼭 필요한 물품에 쓰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실제로 주변 엄마들 사이에서도 옷가지나 실내복, 속옷 등을 미리 사두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저는 그걸 투자 아이디어로 연결 지었습니다.

제 관찰이 통계와 맞았습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이 체감에는 근거가 있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20년 12월 발표한 <a href=”https://www.hankyung.com/article/202012239670i” target=”_blank”>1차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의 효과 분석에 따르면, 14조 2,000억 원이 투입된 1차 지원금의 소비 진작 효과는 투입액 대비 26~36% 수준이었습니다. 나머지 70%가량은 채무 상환이나 저축으로 갔다는 분석입니다.

더 흥미로운 건 업종별 차이였습니다. 의류와 가구 같은 (준)내구재의 매출 증대 효과가 10.8%포인트로 가장 컸던 반면, 대면 서비스업은 3.6%포인트, 음식점은 3%포인트에 그쳤습니다.

감염 우려로 밖에서 쓰는 소비는 줄고, 집에서 쓰는 물건과 입는 것으로 돈이 몰린 것입니다. 주변 엄마들이 실내복과 속옷을 사두었다는 이야기가 전국 단위 통계로 확인된 셈이었습니다.


5. 브랜드 라이선스 기업을 볼 때 확인할 세 가지

여기까지만 쓰면 좋은 이야기로 끝납니다. 그런데 이 구조에는 고유한 위험이 있고, 저는 그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첫째, 계약 기간과 갱신입니다. 라이선스는 빌린 것입니다. 기간이 끝나고 재계약이 안 되면 그 브랜드 매출은 통째로 사라집니다. 제품이 잘 팔려도 브랜드 본사가 마음을 바꾸면 끝입니다. 이건 자기 브랜드를 가진 회사에는 없는 위험입니다.

둘째, 채널 의존도입니다. 홈쇼핑 방송 횟수가 실적을 좌우한다면, 반대로 방송 편성이 줄면 매출도 줄어듭니다. 특정 채널에 매출이 몰려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셋째, 로열티 구조입니다. 매출의 일정 비율을 브랜드 본사에 냅니다. 잘 팔릴수록 나가는 돈도 늘어난다는 뜻이라, 매출 성장률만 보고 이익까지 같은 속도로 늘 거라고 가정하면 틀립니다.

이런 내용은 전자공시시스템 DART의 사업보고서에 ‘사업의 내용’ 항목으로 정리돼 있습니다. 주가와 거래 통계는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브랜드 하나를 궁금해하다 사업보고서까지 읽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6. 소비자에서 투자자로

주식시장을 알게 된 이후, 참으로 신기한 경험들을 많이 합니다.

평생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었던 것들, 그냥 소비자 입장에서 끝났을 것들이 이제는 제 감각으로 연결됩니다. 서랍을 열 때마다 ‘이건 누가 만들었을까’를 생각하게 되는 건 분명 전에 없던 습관입니다.

코로나는 위기였을까요, 기회였을까요. 아직도 그 정답은 모르겠습니다. 다만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말이 자주 떠오릅니다.

제 소비에서 시작된 이 관찰처럼, 앞으로도 삶 속 단서들을 놓치지 않으려 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그럼 안녕.


자주 묻는 질문

Q. 브랜드 라이선스 제품은 정품이 맞나요? 정식 계약을 통해 만들어진 제품이면 정품입니다. 다만 브랜드 본사가 직접 기획한 제품과는 생산 주체와 유통 경로가 다릅니다. 품질 기준이나 디자인 방향이 본사 라인과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은 알고 사시면 좋습니다.

Q. 매장에서 파는 제품과 홈쇼핑 제품은 뭐가 다른가요? 품목 자체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신발과 운동복은 본사 라인, 언더웨어나 홈웨어는 라이선스 라인인 식입니다. 같은 로고가 붙어 있어도 만드는 회사가 다를 수 있습니다.

Q. 라이선스 기업은 브랜드를 가진 기업보다 불리한가요? 장단점이 다릅니다. 매장 투자 없이 브랜드 인지도를 바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계약이 끝나면 사업이 사라질 수 있다는 위험이 있습니다. 저는 이 계약 조건을 가장 먼저 확인합니다.

Q. 소비 데이터를 어디서 확인하나요? 정부 기관과 국책연구원 보고서가 가장 정확합니다. KDI나 통계청 자료는 무료로 공개되며, 주변에서 체감한 흐름이 실제인지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Q. 자주 쓰는 제품의 회사에 투자해도 되나요? 관찰은 출발점일 뿐입니다. 제 경우에도 ‘절친’이 된 건 소비자로서였고, 투자 판단은 사업보고서를 읽고 나서야 가능했습니다. 애정과 판단은 분리하는 편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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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유의사항 본 글은 작성자의 소비 경험과 공개 자료를 정리한 개인적인 기록이며, 특정 종목이나 제품의 구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본문에 언급된 기업명과 사업 구조, 통계는 당시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설명한 것으로 현재의 투자 판단 근거가 아닙니다. 작성자는 금융투자업자가 아니며,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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