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게임기에서 배운 유통사 이야기 : 아이 게임기에서 시작된 기록

아이 게임기에서 시작된 기록

닌텐도 관련주는 증권 방송이 아니라 아이 게임기에서 알게 됐습니다. Wii를 중고로 사고 되팔기까지의 기록과, 글로벌 제품을 국내 상장사로 연결해 보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안녕하세요, 경제 뉴스를 정리하는 석봉이 엄마입니다.

제가 닌텐도 관련주라는 게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증권 방송이 아니라 우리 집 거실에서였습니다. 정확히는 아이들 게임기를 사고, 되팔고, 다시 사면서요.

오늘은 그 몇 년의 기록을 적어 보려고 합니다.

1. 남의 집 게임기 앞에서 밀려나던 아이

큰아이가 초등학교에 막 입학했을 때, 자주 가던 지인 집에는 게임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닌텐도 Wii였습니다.

TV에 연결해서 리모컨처럼 생긴 조작기로 두세 명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기였습니다. 그런데 다섯 명이 돌아가며 하다 보니, 게임에 익숙지 않았던 우리 집 작은아이는 자주 열외되곤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그 집 엄마가 휴대용 닌텐도 3DS를 쥐여주곤 했는데, 그마저도 “내 거야!”라며 그 집 둘째가 막아서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나도 이모 집에서 그랬습니다

그 장면을 보다 문득 어릴 적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저도 이모 집에서 사촌들과 게임기를 하다가 ‘내 것이 아니라서 밀려나는’ 경험을 자주 했습니다.

그러다 얼마 후 엄마가 게임기를 사주셨고, 동생과 치고받고 싸우며 즐겁게(?) 게임을 하곤 했습니다. 그 기억이 결국 제 지갑을 열게 만들었습니다.


2. Wii를 중고로 사고, 다시 중고로 보내기까지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같아서 우리 집에도 게임기를 들였습니다. 그때 Wii는 이미 절판 상태라 중고로 어렵게 구해 사주었는데…

일주일 정도 신나게 하더니 이내 친구들 오면 켜주는 **’접대용 게임기’**로 전락했습니다.

결국 중고로 다시 보내게 되었습니다. 사고, 한 달 만에 팔고. 지금 생각하면 이 짧은 경험에서 배운 게 꽤 있습니다. 아이가 갖고 싶다고 말하는 것과 실제로 오래 쓰는 것은 다르다는 사실이요. 이건 소비를 관찰하는 사람에게 꽤 중요한 구분입니다.


3. 스위치, 코로나가 부활시킨 게임기

Wii를 보내고 나자 아이들은 이번엔 신제품인 닌텐도 스위치를 탐내기 시작했습니다.

초창기 핫딜가로 운 좋게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처음엔 또 외면받는 듯하더니, 코로나가 시작되며 완전히 부활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애증의 게임기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한 대로 둘이 번갈아 쓰다 보니 싸움이 잦아졌고, 결국 하나 더 사달라는 요구까지 나왔습니다.

“얘들아… 코로나 이후 수요가 폭증해서 구할 수도 없고, 그때 그 핫딜가는 다시 오지 않는단다…”

우리 집에서 벌어진 일이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이 지점이 중요합니다. 우리 집 게임기가 갑자기 부활한 건 우리 집만의 사정이 아니었습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전국의 거실에서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품귀와 가격 상승을 몸으로 겪으면서 저는 처음으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 정도 수요라면 이걸 국내에 들여오는 회사는 어떻게 될까?


4. 닌텐도 관련주는 이렇게 알게 됐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닌텐도는 일본 회사인데, 왜 국내 종목 이야기가 나올까요?

제품은 일본 것이지만, 들여오는 회사는 국내에 있습니다

한국에서 닌텐도 제품이 팔리려면 누군가는 그걸 수입하고, 유통하고, 매장에 깔고, 한국어판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역할을 오래 맡아 온 국내 상장사가 대원미디어입니다.

회사 연혁을 찾아보니 자회사 대원게임을 통해 2007년 ‘닌텐도 DS Lite’부터 닌텐도 콘솔과 게임 유통을 시작했고, 2008년에는 Wii 국내 판매 계약까지 맺었더군요. 우리 집 아이들이 갖고 논 스위치용 <모여봐요 동물의 숲>도 이 회사가 국내 정식 발매를 맡았습니다.

즉 제가 지인 집에서 봤던 Wii, 아이가 매달렸던 3DS, 핫딜로 산 스위치가 전부 한 회사의 손을 거쳐 우리 집에 온 것이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 나서야 저는 닌텐도 관련주라는 말의 의미를 이해했습니다.

여기서 제가 착각했던 것 하나

당시 저는 CJ ENM도 같은 맥락의 회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CJ ENM은 닌텐도와 직접 연결된 회사가 아니었습니다.

CJ ENM은 <신비아파트> 같은 자체 IP와 <명탐정 코난>, <짱구는 못말려> 같은 작품을 다루는 캐릭터 IP 라이선싱·MD 사업자입니다. 제가 캐릭터와 판권이라는 키워드를 따라가다 만난 회사이지, 닌텐도의 라이선스 회사는 아니었습니다.

이걸 굳이 적는 이유가 있습니다. 생활 관찰로 종목을 찾을 때 가장 흔한 실수가 바로 이런 연결의 비약이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업종 같으니 관련 있겠지”는 근거가 아닙니다. 공시와 사업보고서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전부 짐작입니다.


5. 글로벌 제품을 국내 종목으로 연결하는 3단계

이 경험으로 저는 제 나름의 순서를 갖게 됐습니다. 해외 브랜드가 국내에서 잘 팔릴 때 쓰는 방법입니다.

1단계 — 누가 들여오는지 찾습니다. 제품 상자 뒷면이나 보증서에 수입사·유통사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저는 그걸 아이 게임기 상자에서 처음 확인했습니다. 가장 싸고 확실한 조사 방법입니다.

2단계 — 그게 그 회사 매출에서 얼마나 되는지 봅니다. 이게 핵심입니다. 유통을 맡는다고 해서 그 사업이 회사의 주 수입원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사업 부문별 매출 비중을 전자공시시스템 DART의 사업보고서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3단계 — 계약이 얼마나 안정적인지 확인합니다. 유통 계약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재계약에 실패하거나 본사가 직진출하면 매출이 통째로 사라질 수 있습니다. 이건 제조사가 아니라 유통사에 투자할 때만 생기는 고유한 위험입니다.

회사가 직접 정리한 연혁과 사업 내용은 대원미디어 회사 연혁 페이지처럼 기업 홈페이지에서, 주가와 거래 통계는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6. 닌텐도 관련주에서 배운 함정 세 가지

수익을 냈으니 좋은 이야기로만 끝내고 싶지만, 그러면 이 글이 쓸모없어집니다.

첫째, 제품의 흥행이 곧 유통사의 이익은 아닙니다. 물량을 못 받으면 팔 물건이 없고, 환율이 오르면 수입 원가가 올라갑니다. 품귀는 소비자에게는 화제지만 유통사에는 매출 기회 손실이기도 합니다.

둘째, 내가 체감한 시점은 이미 늦은 시점입니다. 제가 품귀를 느꼈을 때는 이미 뉴스에 나오고 있었습니다. 관찰은 출발점이지 우위가 아닙니다.

셋째, 유행은 생각보다 빨리 식습니다. 우리 집 Wii가 일주일 만에 접대용이 된 것처럼요. 집에 머무는 시간이 줄어들면 그 수요도 함께 줄어듭니다. 내가 관찰한 수요가 일시적인지 구조적인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7. 소소한 매매, 잔잔한 수익

솔직히 말하면 이 매매로 큰돈을 벌지는 못했습니다. 매매도 소소하게, 수익도 잔잔하게였습니다.

그래도 저에게는 꽤 의미 있는 ‘작은 발견’이었습니다. 증권 방송이 알려준 게 아니라 제가 직접 찾아낸 첫 종목이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 게임기 하나 사주면서 저는 유통이라는 구조를 배웠습니다. 제품 뒤에는 항상 그걸 들여오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도 어딘가에 상장돼 있을 수 있다는 것. 이 하나를 알고 나니 마트에 가도, 문구점에 가도 상자 뒷면을 보게 됐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그럼 안녕.


자주 묻는 질문

Q. 해외 브랜드 제품을 보고 국내 종목을 찾으려면 어디부터 봐야 하나요? 제품 상자 뒷면이나 보증서의 수입사·유통사 이름부터 확인하시면 됩니다. 그다음은 그 회사가 상장사인지, 해당 사업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인지를 사업보고서로 확인하는 순서입니다.

Q. 유통사 종목은 제조사보다 안전한가요? 성격이 다를 뿐 더 안전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계약 갱신에 실패하면 사업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고유한 위험이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가장 먼저 확인합니다.

Q. 품귀 현상이 나오면 관련주를 사야 하나요?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품귀는 물량이 없다는 뜻이기도 해서, 팔 물건이 없으면 매출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뉴스가 아니라 실적으로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Q. 아이 게임기, 사주는 게 맞을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저희 집은 사줬다가 되팔고 다시 샀습니다. 다만 남의 집에서 밀려나는 경험을 반복하게 하는 것보다, 우리 집 규칙을 정해 두고 쓰게 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Q. 게임기를 두 대 사달라고 하면 어떻게 하시나요? 저희 집은 안 사줬습니다. 대신 사용 시간을 나누는 규칙을 함께 정했습니다. 싸움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지만, 나눠 쓰는 연습도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투자 유의사항 본 글은 작성자의 과거 경험과 관찰을 정리한 개인적인 기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본문에 언급된 기업명과 사업 내용은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현재의 투자 판단 근거가 아닙니다. 작성자는 금융투자업자가 아니며,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