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보다 이걸 먼저 가르쳐야 했습니다, (석봉이 엄마 경제교육기)

아이 경제교육, 공부 잘한다고 부자가 될까?

안녕하세요. 경제 재테크 블로거 석봉이 엄마 입니다.

경제, 공부 잘한다고 부자가 될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는 국어·수학·영어를 가르치지만 통장을 어떻게 만드는지, 이자가 무엇인지, 신용카드가 왜 위험한지는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성적이 좋아도 돈 앞에서 무지한 어른이 얼마든지 있고, 제가 그랬습니다. 그래서 아이 경제교육은 학교가 아니라 집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마음먹었는데, 막상 해 보니 아이들에게 경제를 설명하는 일은 참 어려웠습니다. 지금도 사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무엇을 알려 줘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이 경제교육, 아주 기초부터 시작했다

그래서 가장 기초부터 시작했습니다. 거창한 투자 이야기가 아니라, 아이가 살면서 반드시 마주칠 것들을 하나씩 꺼내 대화를 나눴습니다.

  • 은행은 어떤 곳인지 — 돈을 맡기고, 빌리고, 옮기는 곳이라는 것.
  • 왜 저축을 해야 하는지 — 지금 쓰고 싶은 마음과 나중에 필요한 돈 사이의 이야기.
  • 통장은 어떻게 만드는지 — 아이 이름으로 된 통장이 생긴다는 것의 의미.
  • 신용카드는 어떤 원리인지 — 지금 쓰고 나중에 갚는 것이고, 갚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지.
  • 이자란 무엇인지 — 은행에 돈을 맡기면 왜 돈이 조금 늘어나는지.

설명은 다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얼마나 이해했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어른의 말로 하는 설명은 아이에게 잘 닿지 않는다는 것만 확인했습니다.

보도 섀퍼의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를 만나다

그러던 어느 날, 제가 좋아하는 책 《돈》의 저자 보도 섀퍼가 아이들을 위한 경제 동화를 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12살에 부자가 된 키라》로도 불립니다)입니다.

이 책은 열두 살 소녀 키라가 말하는 개 ‘머니’를 만나 돈에 대해 배워 가는 이야기입니다. 어른 책 《돈》에서 제가 배운 것들이 아이의 언어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이루고 싶은 것을 적는 ‘꿈의 목록’, 잘한 일을 매일 적는 ‘성공 일기’, 그리고 들어온 돈의 일부를 먼저 떼어 두어 ‘황금 거위’를 키우라는 규칙. 어른에게도 어려운 “수입의 일부를 먼저 저축한다”는 습관을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로 풀어 놓은 것이 이 책의 힘입니다.

우선 제가 먼저 읽어 봤고, 괜찮겠다 싶어 아이에게 건넸습니다. 그런데 책은 그대로 책꽂이에 고이 잠들어 있었습니다. 아이 경제교육에서 제가 배운 첫 번째 교훈이 이것입니다. 좋은 책을 주는 것과 아이가 읽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만화판을 찾아 중고 사이트를 뒤지다

밥상머리에 마주 앉아 경제 만화책과 돼지저금통을 펼쳐놓고, 딱딱한 공부가 아닌 즐거운 대화로 아이에게 돈의 원리를 가르쳐 주는 지혜로운 엄마와 호기심 가득한 아들의 모습입니다.

그러다 우연히 이 책이 만화 버전으로도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저는 숨은 보물이라도 찾듯 중고 사이트를 미친 듯이 뒤졌습니다. 결국 어렵게 구해 아이에게 주었고, 아이는 드디어 그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너무 기뻤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줄글 책을 한 페이지씩 필사까지 하고 있습니다. 만화로 이야기를 먼저 알고 나니 줄글이 어렵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제가 아이 학습 만화를 두고 “언젠가 필요하면 줄글도 읽을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 이번엔 맞았습니다.

물론 여전히 게임을 더 좋아하긴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마음이 무너지지는 않습니다. 조금씩, 천천히, 자기 삶에 필요한 개념을 자기 방식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니까요.

이 과정에서 배운 것

아이 경제교육을 해 보며 제가 정리한 것은 세 가지입니다.

  1. 설명보다 이야기가 먼저다. 은행과 이자를 아무리 설명해도 안 닿던 것이, 키라와 개 ‘머니’의 이야기로는 닿았습니다. 개념은 이야기 뒤에 따라옵니다.
  2. 줄글이 안 되면 만화부터. 형식을 고집하다 책을 책꽂이에 묵히는 것보다, 아이가 손에 드는 형식으로 시작하는 것이 낫습니다. 만화판이 줄글판의 다리가 됐습니다.
  3. 아이의 속도를 인정한다. 게임을 더 좋아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필사 한 페이지가 대단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펴서 읽었다는 것이 대단한 것입니다.

💎 글을 마치며

공부를 잘한다고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돈이 무엇인지 아이 때 한 번 생각해 본 사람과 아닌 사람은 어른이 되어 다르게 살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그 차이를 뒤늦게 몸으로 배웠기 때문에, 아이에게는 조금 일찍 이야기로 건네 주고 싶습니다.

국영수 학원 뺑뺑이를 돌려 명문대에 보내는 데는 수억 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정작 평생을 좌우할 ‘돈을 다루는 법’은 가르치지 않는 것이 우리네 부모님들의 서글픈 현실입니다.

하지만 금융 문맹은 질병보다 무섭습니다. 험난한 자본주의의 파도 속에서 내 아이가 표류하지 않고 스스로 노를 저어갈 수 있도록, 오늘 저녁 식탁에서는 성적 이야기 대신 “요즘 네가 제일 좋아하는 회사는 어디니?”라는 질문으로 작은 어린이 경제교육을 시작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오늘도 사랑하는 아이들을 위해, 그리고 우리 가족의 든든한 경제적 자유를 위해 묵묵히 헌신하시는 세상의 모든 부모님들을 저 석봉이 엄마가 온 마음 다해 응원합니다!

오늘은 이만 안녕.


이 글은 작성자의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에세이이며, 책 소개는 개인적인 독서 감상입니다. 특정 상품이나 출판사와의 광고·협찬 관계가 없습니다.

참고

  • 보도 섀퍼,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줄글판·만화판)
  • 보도 섀퍼, 《돈》 — 이 책에 대한 이야기는 [내부 링크: 경제사 공부로 찾은 답, 우리는 왜 금수저가 아니었을까]
  •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https://seokbongmom-economy.com/child-education-perspective/

댓글 남기기